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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꼭 한번은 거쳐가야할 기타, 펜더 스트랫 싱싱싱

by 래프윙 2015. 12. 20.




Fender American Standard Stratocaster

Fat 50's 픽업과 에이지드 파츠로 빈티지를 더하다. 







기타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펜더와 깁슨은 아마도 신앙과도 같은 존재일 것 입니다.


취미로 기타를 하면서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고민




깁슨 살까? 펜더 살까?




넘사벽의 가격으로 구매는 진작 포기했건만 항상 생각하게 되는 난제입니다.



기타를 손에 잡은지 어언 6년, 드디어 사고를 쳐버렸네요.




깁슨 살까? 펜더 살까?




페...펜더를 사버렸습니다.

펜더, 선택의 기준




재작년에 플로이드 로즈 기타로 갈아타면서 시원시원하고 힘있는 사운드에 한참 빠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12월 공연 할 노래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바네즈의 해상력 높은 음색을 좋아하지만 조용한 노래를 연주하기에는 날카롭고 쎈 느낌이 있습니다. 또 플로이드 로즈 브릿지인 탓에 공연 중에 drop d 등으로 튜닝을 바꾸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죠.







그래서 말랑말랑한 노래를 할 수 있을 만한 저가의 서브 기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야마하 112J를 다시 들일까 생각도 했습니다만 차 살때도 그렇고 기타 살때도 그렇고 눈높이는 점점 올라갔습니다. 


야마하 112J > 311H > > 깁슨 SGJ > 펜더 011-3002 > 011-3110 > 깁슨 레스폴...


까지 갔다가 돌아온게 펜더였습니다.



제가 에릭 클립튼의 layla를 좋는데 검은색 펜더 스트랫을 멋지게 연주하는 모습을 동경해왔던 점도 한목했습니다. 



펜더를 사기로 결정하고 나서 봉착한 두가지 고민은 SSS 이냐? HSS 냐? 그리고 메이플이냐? 로즈우드냐? 였습니다.



일단 2012년 이후 펜더 스트랫의 주요 모델은 이렇습니다.



모델명 

 특성

 011-3000

 SSS, 로즈우드 지판, 2012년

 011-3002

 SSS, 메이플 지판, 2012년

 011-3100

 HSS, 로즈우드 지판, 2012년

 011-3102

 HSS, 메이플 지판, 2012년

 011-3110 HSS, 로즈우드 지판Shawbucker, 2015년

 011-3112 

 HSS, 메이플 지판, Shawbucker, 2015년   



얼마전에 브릿지에 쇼버커라는 픽업을 달고 파워를 좀 더 보강한 Shawbucker라는 모델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범용성을 위해서 HSS 모델이 좋다고들 하지만 이미 강력한 기타를 갖고 있는 저로서는 본래의 펜더스러움이 잘 묻어나는 SSS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 선택에 대해서는 약간 후회하고 있습니다. 브릿지의 싱글 코일 사운드가 개성있긴 하지만 부드러운 노래에서는 2단, 4단의 하프톤을 주로 쓰다보니 저로서는 사용빈도가 낮습니다. 차리리 HSS로 선택하고 기존 기타를 정리하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지판은 SSS인 경우 메이플, HSS인 경우 로즈우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히 근거는 없지만 험버커 픽업이 장착된 많은 기타에서 로즈우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과 메이플+SSS가 전통적인 펜더라는 나름의 편견(?)으로 그렇게 정하게 됐습니다.



메이플 기타를 한번 사고나니 로즈우드가 눈에 잘 안들어옵니다. 색깔이 어두워서 안 이뻐보인다는...





설레이는 개봉




'띵동띵동~'


네~~~ 왔습니다. 아이는 소리를 지르고 아빠는 활짝, 엄마는 꾸깃... 







응? 아니 이게 왠 데임? 이냐고 생각했지만 박스를 뜯어보니 수줍은 펜더가 모습을 들어냅니다.







펜더 박스가 이렇게 생겼군요. 처음봅니다 ㅜㅜ 맨날 뮬에서 중고 악기만 쳐다보다보니...







국내 정식 수입처인 기타네트의 테입을 뜯어보니 안쪽에 SKB 하드케이스가 보이는군요. 펜더하면 트위드가 생각나지만 전 이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땟깔 참 곱네요.







유후~~


무기가 들어있을 것 같은 강인한 인상입니다. 손잡이가 뒷쪽으로 치우쳐져 있어서 들고 나닐때 뒷사람과 부딪힐일은 줄어들것 같습니다. 다만 기타를 넣었을때는 딱 수평이 맞는데, 기타를 빼고 들면 앞으로 쏠리기는 합니다.







딸깍, 딸깍, 딸깍


크흡! 눈 부셔!







우선 정품 보증서부터 확인하고







스트랩, 메뉴얼 등등의 캔디류입니다. 왜 이런 것들을 캔디라고 부르는지 유래가 궁금합니다. 정확히는 'Case Candy' 라고 불리우는 것 같네요.







좀 좋아보이는 기타 케이블이 동봉된 것이 마음에 듭니다. 표면에 Noiseless라고 씌여져있는데, 원래 사용하던 뮤즈텍 케이블과 큰차이는 못 느꼈습니다. 그래도 공연때는 이거 쓰려고요.







기타 헤드쪽을 볼까요?







hang tag, 헤드 쉐입에 관한 인쇄물인 줄 알았는데, 그냥 모델 설명인 것 같네요. 위에서 부터 텔레, 프레시젼 베이스, 재규어, 스태랫, 재즈 베이스, 재즈 마스터.







쓸데 없이 뭐가 많이 붙어있습니다. 부품별로 따로 판매가 되기 때문일까요?







2012년부터 스탠다드에 적용된 노브와 픽업의 에이지드 파츠는 정말 느낌이 좋더군요. 사진 상으로 봤을때는 왜 멀쩡한 부품을 누렇게 할까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디자이너들이 괜히 월급 받는게 아니겠죠?







중고 기타에서 종종 사라져있는 뒷판도 잘 달려있고... 새거니까!! 그러고 보니 신품으로 일렉기타를 산 건 처음이군요. 으... 돈 많이 벌고 싶다. ㅠㅠ






Hum 그리고 상성




기타를 샀으니 사운드에 대해서 간단하게나마 얘기를 안할 수 없네요.



깜짝 놀랐습니다.


소리가 너무 따뜻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노이즈가 너무 심해서



기타 고유의 사운드는 정말 좋습니다. 12년 모델부터 적용된 Fat '50s 픽업의 영향으로 소리는 좀 더 따뜻해 진 것 같습니다.(라는 기타 스승님의 의견이었습니다.) 


합주때도 다들 톤 좋다고 난리네요. 전 그냥 앰프에 꼽고 현을 울렸을 뿐인데...



그런데 문제는 Hum이라고 불리우는 펜더 고유의 노이즈 였습니다. 펜더 사람들 많으니까 뭐 별거 아니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거슬리더군요. 역시 악기는 직접 쳐보고 사야하는 물건인가 봅니다.



픽업 셀렉터를 1,3,5단에 놓았을때 각각 리어, 미들, 브릿지의 싱글 코일 픽업이 단독으로 동작하게 되는데 이때 '웅~' 하는 소리가 엄청나게 거슬렸습니다.



아는 사람중에 펜더 쓰던 분께 여쭤보니 그것 때매 펜더 팔았다고 하시더군요. AS센터도 가봤는데, 직원 왈 '펜더가 원래 그래요' 라고 했다는군요.


'헉 나 잘못산거 아냐?' 


이래 저래 찾아보니 싱글코일이 왜 노이즈에 취약한지 험버커가 왜 험(Hum), Bucker(버커) 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 험버커 픽업의 원리(http://guzene.tistory.com/122)



위의 글이 참 유용하더군요. 


AS를 맞길까, 더 늦기 전에 팔까 고민 중에 학원 다닌지 2년이 넘었지만 염치 불구하고 스승님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갖고 계신 62리이슈와 노이즈 비교도 해보고 디스토션도 이것 저것 바꿔가면서 테스트 해본 결과



1. 펜더에 이정도 소음은 당연한거다. 


다행히 62 리이슈와 노이즈 차이는 없었습니다. 집에서 연습할때 기타 소리 하나만 들리니까 더 심하게 느겼을 거라고 합니다. 공연이나 합주에서는 묻힐 거라고 하시네요.



2. 싱글 코일에 너무 많은 게인을 걸지 마라.


사실 합주실에서 연습할때도 노이지를 심하게 느꼈는데, 합주실 마샬 앰프가 상태가 안좋아서 였는지 게인을 많이 걸었던거지 의문입니다. 일단은 펜더는 게인을 많이 걸지 않는 노래에 사용할 생각입니다. Baseket Case 정도의 게인도 못 걸 것 같다고 하시네요 .험버커를 쓰라고...



3. Pro Co 사의 이펙터를 사용해봐라.


뮬에서도 펜더용 이펙터로 RAT 이라는 제품을 추천하는 글을 봤는데, 스승님도 그 제품을 한번 써보라고 하시네요. 제 이펙터인 DS-1, BD-2와 선생님의 MXR 디스토션을 사용해봤는데, DS-1을 사용할 때 귀에 거슬리는 음역대가 더 심하게 증폭되더군요. MXR을 쓸때는 좀 낫았습니다. 



4. 쉴드는 하지마라.


그래도 미련이 남아서 쉴드에 대해서 여쭤봤더니 손대지 말라고 하시네요. 예전에 중고기타 사면 젤 먼저 하시던 일이 쉴드 뜯어내는 거였다고... 예전에는 지금처럼 중고 시장이 활성화가 안되어있어서 기타 한번 사면 그거 가지고 지지고 볶고 다했지만 요즘은 괜히 손댈 필요없이 HSS모델이나 디럭스로 갈아타면 될 거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결론적으로 제품에 문제가 없는 걸로 판단하고 나니 맘은 좀 편해졌습니다. 이펙터를 또 사야하나... 에고...


Hum과 사운드 성향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한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리




펜더 스트랫은 어느 정도 용도를 분명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저처럼 손가락이 펜더가 아닌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괜히 연주도 안해보고 좋겠거니하고 주문했다가 몇일 맘고생 심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만족입니다. 5점 만점에 4점 정도?



우선 넥감, 넥감은 정말 예술입니다. 


내가 기타를 치는게 아니라 기타가 날 치는 느낌이라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리고 노이즈를 제외하면 기타 소리가 참 좋습니다. 노이즈 제어와 톤 메이킹에 대해서는 더 연구를 해봐야겠습니다.


언젠가 에릭 클랩튼의 LAYLA를 멋지게 연주하는 날을 꿈꾸며 포스팅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