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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담는상자

차가운 도시의 밤을 담다, 벤로 야경필터 82mm 사용후기

by 래프윙 2018. 11. 20.


벤로 SHD True night 82mm

차갑지만 강렬하게!! 도시의 밤을 담는 야경필터 이야기






SONY A7R2 | SEL70200G | 106mm | 수동 모드 | 15sec | f11.0 | ISO 100





사진에서 필터라는 건 빛의 특정한 부분을 걸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ND필터는 빛의 광량을, CPL필터는 빛의 반사를, 



그런데...




'으잉? 야경필터?!'




어느날 갑자기 손에 들어온 이 이상한 녀석의 정체를



천천히 밝혀보도록 합시다.

황색빛을 걸러주는 야경필터



조명이 하나둘 켜지는 밤의 도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란색 빛이 넓게 퍼져있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당장 밖으로 나가보면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비친 도로와 그것에 반사되어 연하게 퍼져나가는 노오란 빛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불이 켜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지는데요, 야경필터는 이렇게 노란 빛에 가려진 밤의 풍경을 선명하게 밝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위의 두 사진은 야경필터를 사용한 경우와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비교 예시입니다. 필터를 사용한 아래쪽 사진에서는 횡단보도가 본래의 하얀색으로 돌아와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야경필터의 효과는 거리의 간판만 찍어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위가 필터미적용, 아래가 필터가 적용된 사진입니다. '아구찜*탕' 이라는 글자 주위의 노란빛깔이 쏘옥~ 빠진것을 확인 할 수 있지요?






벤로 야경필터 SHD 트루나이트 82mm



이번 포스팅에서 사용해본 필터는 벤로의 '트루나이트'라는 모델입니다.









뒷부분에서 차차 이야기 하겠지만 진짜 '트루(?)' 라기보다는 시야 전체에서 노란색을 빼주고 그에대한 반대 급부로 다른색이 강조되어 보이는 원리입니다.









상자를 열면 플라스틱 케이스속에 담긴 야경필터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딸깍!! 푸르딩딩한 글라스가 신기하네요. 그럼 다시 사진이야기를 해봅시다.








야경필터에 의한 색감변화



이 필터를 써서 좋은 느낌을 받았던 순간은 밤하늘과 건물 사이의 경계에서 창문으로부터 새어나오는 빛에 산란되는 하늘이 깔끔하게 정리되었을 때입니다.





 

SONY A7R2 | SEL70200G | 70mm | 수동 모드 | 8sec | f11.0 | ISO 100





모바일이면 구분이 잘 안가실 수도 있는데, 우측 사진에서 건물 옆라인을 따라 아래에서 위로 시선을 옮겨보시면 왼쪽 사진보다 하늘이 뿌옇게 보이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노출을 더 올렸으면 알기 쉬웠을텐데, 제가 요즘 어둡게 보정하는쪽으로 스타일이 바뀌어서...



흠흠... 한장 더 보실까요?






SONY A7R2 | SEL70200G | 92mm | 수동 모드 | 1sec | f5.6 | ISO 400




가운데를 경계로 좌위를 비교해서 바라봐주시길 바랍니다. 우측 사진의 밤하늘에 건물불빛이 더 많이 퍼져있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간판사진으로 확인해볼까요?









아트박스 간판의 빨간 배경과 흰색 글자는 그대로인데, 벽의 노란색이 푸른색으로 변하고 건물안쪽의 노란색 조명이 살짝 옅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색온도를 조절하는 것과 야경필터를 사용하는 것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보정으로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색온도를 낮추는 것과 동시에 노란색만 채도를 빼는 방식으로 보정하면 비슷한 효과가 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노오란 빛이 강렬한 장소에서 두장의 사진찍어서 보정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필터 안 낀 사진부터 



찰칵!! 찰칵!!








찰칵!! 찰칵!!



필터 끼고 다시 한장찍었습니다.



어랏?! 필터를 낀 사진이 더 붉은데, 색온도가 더 높게 찍혔습니다. 필터에서 노란빛을 빼버리니까 카메라가 빠진 노란빛을 매꾸기 위해서 색온도를 더 올려버린 것 같습니다. 색온도가 올라갈때 붉은색과 노란색이 동시에 진해져야하는데, 진해져야할 노란색이 없으니 붉은 색은 더 붉게 그리고 푸른색은 그대로 유지가되어 더 선명한 색감을 띄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야경필터의 효과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 필터 미적용 시의 화이트밸런스값(3645K)에 맞춰서 위 사진의 색온도를 5045K에서 3645K로 낮춰봤습니다.









너무 푸르딩딩한데요? 노란색을 빼주는 야경필터의 효과가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색깔이 너무 강렬해서 SF틱한 느낌이 듭니다. 앞서 말한대로 '트루'라고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고 선명도를 더해주는 수단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살짝 푸르고 차가운톤을 품고 있으니 이 야경필터를 사용하여 원하는 색감을 내기 위해서는 연습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이 잘못 사용한 예라고 볼수 있겠는데요.





 




어느 사진이 보기 좋은가요?



아... 둘다 별로라서 죄송... 쿨럭...



위에 사진이 필터를 사용한 사진이고 아랫쪽이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사진입니다. 윗쪽은 너무 붉고 아랫쪽은 너무 노랗게 보이네요. 두개를 합성하면 딱 좋은 색감이 나올 것 같은데...



그리고 한가지 더!! 야경필터를 사용하면 노출이 약간 떨어지기때문에 카메라가 판단하는 적정노출에서 0.3~0.5정도 노출값을 올려줘야합니다.






근데, 야간엔 필터 빼는거 아니었나요? 



네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배웠는데...



야간에는 기본적으로 역광상황이 되기 때문에 렌즈-필터 사이의 반사에 의해 플레어나 고스트가 생기기 쉽다고 합니다. 반면 이런 악조건속에서도 저런 현상이 생기지 않게 하는게 좋은 필터의 척도가 되기도 하지요.



필터를 빼고 플레어가 생기는 상황을 만들어보았습니다.






SONY A7R2 | SEL50F14Z | 50mm | 조리개 우선 모드 | 1/20 | f1.4 | ISO 2000





그리고 동일한 상황에서 필터를 끼우고 한장더 찍어봤는데요. 사실 제가 저 상황을 만들었다기 보다는... 그냥 조리개를 최대개방으로두면 저런 현상이 잘 생기는군요. 좌측 사진에서 살짝 희뿌였던 부분이 필터 장착 시 명확하게 빛이 반사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한장 더 해봅시다.









조리개를 개방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군요. 하지만 조리개가 F1.4이고 후드도 씌우지 않았던 상황인걸 고려하면 품질이 좋은 제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리개를 조금만 조이면 이런 현상은 없어지거든요. 





근데, 낮에는 사용하면 안되나요??



됩니다. ㅎㅎ








위쪽이 필터미사용 아랫쪽이 필터를 사용한 사진입니다. 이번엔 두 사진에서 가운데의 테이블 색깔이 비슷해지도록 보정을 해봤습니다. 창문이나 의자쪽을 보시면 아래쪽 사진에 약간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노란색을 빼주는 역할은 밤이나 낮이나 큰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낮에는 야경필터를 사용해도 노출에 별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야경필터에 대한 짧은 생각 



'야경필터'라는 컨셉자체가 신기하여 이래저래 찍어봤습니다. 어떤때는 노란끼라 너무 많이 빠져서 이상하기도 하고 어떤때는 진짜 색의 대비가 명확한 느낌을 내주기도 하는... 저에겐 조금 다루기 어려운 필터였습니다.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차분한 톤을 요구하는 사진을 찍고 싶을때 사용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노란빛이 감도는 갬성갬성한 사진과 차분하고 선명한 톤의 사진, 둘다 찍고 합성해보면 꽤나 매력적인 톤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동시에 CPL이나 가변ND필터처럼 노란색을 빼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야경필터가 있으면 더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야경필터의 느낌을 맛보고 싶다면?



마침 제가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중에 '소니알파아카데미' 카페에서 재미있는 글을 보았습니다. 어떤 분이 강의시간에 들었던 야경세팅값을 공유해주신 글인데요.


화이트밸런스에서 색조를 블루(+4)로 설정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https://cafe.naver.com/sonyalphaacademy/510



위 링크의 글인데, 저 설정으로 찍은 사진을 보니 하늘에 블루톤이 감돌면서 차분해보이고 노란기운도 많이 죽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야경필터와는 다르게 붉은 색을 선명하게 하지는 못하네요.(참! 링크의 글은 카페에 가입해야 보이겠죠?)






야경필터의 효과에만 너무 집중하다보니 제품의 기능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못했군요. 









외관으로보면 B+W랑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동일하게 황동프레임이라서 스펙상 내구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렌즈와의 결착력도 좋았습니다. 테두리부분의 톱니모양이 마찰력 덕분에 끼고 뺄때 편합니다. 저가의 필터나 업링에는 저런 홈이 없는 것도 있는데 뺄때 엄청 고생합니다. 







상세스펙은 위 링크에서 확인해보세요. 제가 찍은 사진들과 비교도 않되는 좋은 예시들이 많이 있습니다. 



발수, 방오같은 성능도 필터로서 중요하지만 그 부분은 제가 리뷰하기에 어려움이 있어서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최근 카메라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이나 오프라인 사진 강좌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벤로필터는 굉장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B+W나 칼자이쯔의 명성에는 못미치지만 적정가격에 품질 좋은 필터라는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이 야경필터는 20만원!!! 이지만... 쿨럭...



CPL이나 ND필터 같은 경우에는 다른 고가 필터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죠~





SONY A7R2 | ART 24-35 | 25mm | 조리개 우선 모드 | 2sec | f5.6 | ISO 100





야간의 빛공해나 색온도, 색조에 대해 여러가지로 생각해볼수 있었던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_^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밤의 서울역의 모습으로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본 포스팅에 벤로코리아로부터 야경필터를 무상으로 대여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