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LEC 6040R 홈 오디오 런칭쇼
집안으로 찾아온 모니터 스피커의 명가
삼아사운드에서 주최한 GENELEC 홈 오디오 런칭쇼에 다녀왔습니다.
제넬렉은 스튜디오에서 사용되는 모니터링 스피커로 유명한 회사지만
홈 오디오 시장에도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인 제게 GENELEC은 생소한 브랜드지만
김도헌 교수님이 게스트로 오신다는 이야기에 참여 신청을 하게되었습니다.
김도헌님은 대림대학교 방송영상음향학부 교수이자 유튜버이신데,
과거 레코딩 관련된 제품을 찾을 때
김도헌 교수님의 채널을 많이 참고 했었습니다.
주관적인 감성에 의존하는 다른 채널과 다르게
음향 공학 전공자다운 견해와 이론에 기반한 리뷰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리뷰 중에 한번씩 학창시절 사용했던 장비에 대해
언급하신적이 있는데
'GENELEC'
이 브랜드가 바로 그 장비인 것 같더라구요.
GENELEC 프로페셔널 모니터링 스피커
저는 잘 모르는 분야의 제품을 구매할때는 브랜드 파워와 인지도에 의존하는 편입니다. 이 브랜드 파워라는 것에 약간의 돈을 더 소비하게 되더라도 스펙 외적인 제품 안정성, 편의성 그리고 내구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넬릭은 현재까지 출시된 모든 제품에 대한 기술지원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런 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카메라 시장에도 있죠. 바로 '라이카' 입니다.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라이카는 지금까지 생산된 모든 카메라에 대한 부품에 대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었는데, 비슷한 AS정책을 갖고 있는 오디오 회사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제넬렉은 출시 첫 제품부터 RAI(이탈리아방송협회), YLE(핀란드일반방송)에 납품을 시작하여, 북유럽의 대형 공연장의 sound reinforcement contracting을 담당한 신뢰할 수 있는 레퍼러스를 많이 갖고 있는 회사입니다.(GENELEC 영문위키 참조)
회사 비전 자체가 '원음 그대로의 재생'을 목표로 하고 프로 시장에서 이미 검증받은 회사이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성향도 음향기기는 자체는 플랫하게 세팅하고 이퀄라이저를 이용해서 착색하는 것이 좋아하기 때문에 취향에 맞을 수 밖에 없는 제조사 인 것 같습니다.
유럽권 국가뿐만 아니라 1990년대 후반부터는 일본 레코딩 스튜디오에도 채택되기 시작하였으며(GENELEC 일문위키 참조) 국내 스튜디오에서도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는 프로페셔널 스피커입니다.
모니터링 스피커로 조금만 검색해보면 GENELEC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프로시장에서 주목 받았던 회사인 만큼 입문이나 저가 제품군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고 중고급 이상의 그룹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프로 제품군의 DNA를 이어 받은 홈 오디오 스피커
제넬릭 홈 오디오 스피커는 위에 이야기한 프로 제품의 거의 모든 특성을 동일하게 이어 받았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MDE 인클루져, Iso-Pod 스탠드, SAM 시스템입니다.
인클루져는 스피커를 감싸고 있는 껍데기로 일반적으로 나무로 된 다른 회사들의 제품과는 다르게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 되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미니멀하고 모던한 디자인을 위해서 이렇게 제작되었나 싶었는데, 완벽하게 성능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디자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회절현상을 최소화하는 MDE(Minimum Diffraction Enclosure) 인클루져와 각도 조절 가능한 Iso-Pod(Isolation positioner & Decoupler) 스탠드에 대해서는 아래 영상을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 하이파이 취미 갖으신 분들을 보면 스피커 스탠드에도 상당한 비용을 들이시는데, 제넬릭 스피커에는 스탠드가 포함되어 있으니 약간의 비용 감소가 되지 않을까요? ^^;;
이번 런칭쇼에는 시그니처 라인인 6040R과 G시리즈(G1부터 G5)가 소개되었는데, 진정한 주인공은 역시 더 비싼 6040R이 었습니다.
세로로 긴 일체형 스탠드가 제공되는 6040R은 홈 오디오 제품군의 최상위 모델입니다. 하위 모델인 G시리즈에는 적용되지 않는 SAM(Smart Active Monitor) 시스템이 적용되었습니다.
스피커의 경우, 설치 공간과의 궁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GENELEC의 SAM 시스템은 임의의 설치공간에서 청음 위치를 기준으로 음향 보정을 해주는 캘리브레이션 기능을 제공합니다.
SAM 시스템의 기본적인 개념은 위의 영상을, 그리고 GLM 킷을 이용한 사용 데모는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이 좋은 SAM 시스템이 왜 G시리즈에는 적용이 안됐을까요?
프로 제품군인 8000번대 제품군에서도 80XX 계열에는 SAM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지 않습니다. 83XX 이상급에서만 SAM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홈 오디오 특성에 맞게 약간 튜닝은 되었겠지만 SAM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80XX 스피커의 RCA 탑재 버전이 G시리즈가 아닐까 싶습니다.(가격도 비슷합니다.)
83XX 계열 스피커 또는 SAM 시스템을 지원하는 제품에는 GLM NETWORK 단자가 존재합니다.(이것에 GLM 킷을 연결하여 음향보정을 수행합니다.)
단자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이야기인데, 인터넷 케이블을 꽂을 수 있는 Smart IP 계열의 제품군도 있네요.
4430A Smart IP 모델의 시공 사례가 삼아사운드 유튜브 채널에 있어서 같이 올려봅니다.
대전에 갈 일이 생긴다면 저 커피숍에 꼭 가봐야 겠습니다.
책상위에 두고 간편히 구성한다면 G시리즈, 본격적으로 케이블링까지 고려한다면 83XX 계열을 스피커를 알아보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김대헌 교수의 플레이리스트
런칭쇼 마지막에는 김대헌 교수와 삼아사운드의 한재혁 차장의 스피커에 대한 대담, 그리고 청음 세션이 있었습니다.
한재혁 차장님이 김대헌 교수님 제자라고 하시네요. 신기~
몇가지 재미있었던 대담에 대해서 적어보자면...
프로 시장에서 모니터링 스피커가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김대헌:. 음악 제작의 마지막 단계에서 믹싱 엔지니어가 창작자와 프로듀서의 디렉팅을 받아 '이게 맞아'라고 하는 정확한 사운드를 재현하기 위한 기준을 제공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유학시절 2002년 졸업때까지 레코딩을 전공하면서 학교에서 스탠다드로 사용하였던 스피커가 제넬릭 1000번대 모델 이었습니다. 한재혁: 과거 하이파이 스피커의 경우 표현 할 수 없는 대역을 줄이고 표현 할 수 있는 영역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특정 장르에 맞춰 출시되는 경향 역시 존재합니다. (김대헌 교수 부연: 모니터 스피커는 그래선 안됩니다.) |
90년대부터 2000년 초반까지 스튜디오에서 제넬릭 모니터 스피커가 상당히 많이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는 약간 세대교체(?)가 되어서 다른 회사의 제품들과 복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듯 하네요.
모니터링 스피커가 홈 오디오 유저에게 줄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가요? 김대헌: 음악창작자, 프로듀서가 본래 의도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재혁: 시네마의 경우 더욱 더 착색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특정한 연출을 위해 음악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과도하게 착색된 경우에 연출 의도를 왜곡 할 수 있는 우려가 있습니다. |
돌비 지원 극장의 경우 오디오 캘리브레이션의 한다고 합니다. 돌비/돌비 애트모스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 극장이 돌비 시설을 갖춘 것인 줄 알았는데, 시설이 아니라 돌비 인증을 받은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마지막은 조금 재미있는 질문이었는데, 이건 직접 육성으로 들어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은근슬쩍 제자에게 넘기는 교수님의 비겁한 모습이... ^^
청음세션은 8361A+371A 조합과 6040R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제 주관적인 청음소견을 쓰는 것보다는 청음했던 곡 리스트와 김대헌 교수님이 청음 시 고려해보라고 했던 내용들을 전달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직접 청음을 하시게 된다면 청음곡으로 준비해서 가시는 건 어떨까요?
Rebecca Pidgeon - Spanish Harlem 음상(악기의 배열 또는 위치)를 느끼면서 들으면 좋다고 합니다. Robbie Williams - One for My Baby 일반적인 경우 피아노를 뒤로 빼는 형태로 녹음하지만 이 곡의 경우 피아노가 앞으로 나와있는 형태로 믹싱되었다고 합니다. 피아노 바로 앞에서 듣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보컬의 위치가 중앙에서 아주 살짝 뒤쪽에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랜드 피아노 앞에서 노래하는 보컬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고 하네요. 중음의 밸런스를 확인할 때 주로 듣는 곡이라고 하시네요. Diana Krall - Temptation 중음과 저음의 해상력을 확인할 때 듣기 좋은 곡이라고 합니다. Boz Scaggs - Thanks To You 베이스와 남자 보컬의 음색이 뭉쳐지지 않고 잘 분리되어 들리는지 체크해보세요. Diana Krall - Just The Way You Are(Live) 공간계 이펙터가 왼쪽에만 적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른쪽에선 드라이한 사운드가 왼쪽에서는 울림이 있는 사운드가 들린다고 합니다. Tower Of Power - Diggin' On James Brown 다이나믹(순간적으로 강하게 나오는 소리)을 체크하기 좋은 노래이고 모든 악기가 중앙에 배열되어 있는데, 같은 위치에 있는 악기들이 잘 구분되어 들리는지 확인하기 좋다고 합니다. The Best Is yet to Come - Michael Buble 보컬 목소리만으로 시작되는 도입부에서 탁 튀어나오는 소리가 매력적이라고 합니다. |
청음 부분은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SAM 시스템을 이용하여 청중석 두번째열 가운데에 맞췄다고 했는데, 첫번째 가운데에 앉은 제가 듣기에 그다지 편안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6040R의 경우 정말 놀라운 해상력을 맛보았지만 볼륨이 너무 크고 보컬이 강하다는 느낌을 시종일관 받아서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제품의 문제라기보다는 세팅의 문제라고 볼 수 있었는데, 운영측에서도 느꼈지는지 후반부에는 6040R이 아니라 8361A로 진행하였습니다. 그런데 홈 오디오 런칭쇼에서 프로 라인업인 8361A로 청음을 진행하는건 주제에서 조금 벗어나는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900만원이 넘는 6040R이나 그 이상의 프로라인보다는 G시리즈를 맛 볼 수 있는 환경으로 구성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행사스케치 그리고...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커피숍은 예뻤고...
음식도 충분했고
핀란드 본사에서 오신 켄 기무라 씨의 열정적인 프리젠테이션도 좋았습니다.
다만 좁은 공간에 사람이 너무 많았고
개별 제품의 청음보다는 진열에... 그리고 플래그쉽 모델만 청음 환경을 갖췄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언젠가 조용히 G시리즈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대헌 교수님의 초빙은 정말 신의 한수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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